강혜승

 

한국 주거문화에 나타난 근대화의 성격과

가구의 표상 변화

서울대학교 디자인역사문화 전공 박사학위논문 (2019)

 

이 연구는 해방 이후부터 1980년대 초까지의 주거 근대화 담론이 이전 시기와 달라지는 양상을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주거 근대화 기획을 주도하는 권력의 주체가 생산하는 ‘주거 이데올로기’의 속성과 가구의 표상 변화를 통해 한국 중산층 주거 문화의 특성을 추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를 통해 이러한 근대화의 성격이 나타난 현대 한국 사회의 주거 문화의 동향과 문제점에 대해 비판적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이 연구에서는 ‘주거 이데올로기’를 직간접적으로 드러내는 보건사회부 기관지였던 『새살림』, 중·고등학교 가정 교과서, 그리고 문화영화, 『대한뉴스』등의 영상 선전 매체를 비롯해 일반의 수용 양상과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시각, 비시각 자료를 함께 분석하였다.

           본문 3장에서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주생활 개선 담론의 주체와 역사적 계보를 고찰하고, 주거 근대화 과정의 전개와 통제가 가진 함의를 통시적으로 구성하였다. 생활개선운동을 둘러싸고 벌어진 정치적 다툼에서 서로 다른 지배 이데올로기를 통해  다양한 수용 주체들의 동의의 기반을 확보하는 것은 다수의 생활 안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관제 ‘주거 이데올로기’의 작동은 다수 피지배계층의 공정한 경제적 기반을 확보하지 못함으로써 균열을 일으켰다. 한편 해방 이후 식민지 조선의 국가독점자본주의 시장의 해체, 민간 자본의 활성화와 경제성장, 대량 소비사회의 도래는 대중 욕망을 실현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구축하였다. 이에 따라 물적 기반을 토대로 하는 ‘주거 유토피아’의 설정과 국민적 동의의 기반이 확보되었다. 그러나 군부정권은 유신 체제를 통해 국가 규율 권력을 강화하여 사회 구성원들의 욕망과 통제의 역학관계가 가진 역설에 붕괴되었다. 이것은 주거 근대화 담론의 주생활 개선에서 ‘주거 유토피아’로 이데올로기적 속성이 변화함에 따라 “국가권력”이 “자본권력”으로 규율 권력의 지분을 일부 이양하는 사회적 세력관계의 재편이 일어나는 것을 보여준다.

           4장에서는 주거 근대화 담론의 생산 주체에 의한 근대적 가정상, 주거상의 설정이 ‘주거 유토피아’와 현실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경제력의 점차적 획득과 함께 중산층을 둘러싼 ‘주거 유토피아’가 형성되는 과정을 고찰하였다. 중산층 ‘주거 유토피아’의 특징은 사람들의 정신과 물질세계를 한식-양식, 한옥-양옥, 좌식-입식, 전통-근대로 이분화하고 서구주의적 근대를 추종하는 가치 편향적 위계질서를 부여하였다는 점이다. 또한, 중산층 ‘주거 유토피아’는 아파트의 상품화를 통해 공고히 확립되며, 부동산을 통한 계급 상승을 추구하는 실리주의적 성격을 가지며 사회 구성원 다수에게 영향을 미친다.

           5장에서는 가구의 표상 변화를 통해 주생활 개선과 ‘주거 유토피아’가 다수의 동의의 기반을 확보하는 데 활용된 것을 확인하고, 대중 의식과 “집합적 의지”가 창출되면, ‘주거 이데올로기’ 속성의 변화와 규율권력의 재편이 수반됨을 확인하였다. 가구는 한국인의 주거 일상을 구성하는 사회적 재현물로써 구체적인 실체를 가지고 생활세계의 관념 체계를 드러내는 물리적 증거물이었다. 가구는 주생활 개선에서 사치, 부정부패, 서구 물질문화와 문명, 반민주주의, 소비 절제, 생활 개선 등의 집약적 표상이었을 뿐 아니라 중산층 ‘주거 유토피아’에서 희망, 문화생활, 근대성, 민주주의, 과학, 자본주의, 대량소비, 상품, 디자인 등을 구성하는 실물로 존재하였다.

           아파트 주거와 아파트 가구의 확산은 대표적으로 중산층을 둘러싼 욕망과 ‘주거 유토피아’의 관계를 보여준다. 아파트를 통한 중산층 ‘주거 유토피아’의 실현은 현대 거실과 거실 장식장 그리고 리빙 키친과 입식 부엌 세트, 소파, 식탁 등의 양식 입식 가구들의 대중화를 의미하였다. 특히, 초기 아파트 가구의 상징이었던 거실 장식장이 근대적 거실 공간을 압도하며 자랑하고자 하는 것은 문화생활을 표상하는 일상적 근대성의 지표들이었고, 이것은 거실장이라는 아파트 가구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중산층 ‘주거 유토피아’가 실현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초기 거실 장식장이 근대식 리빙룸 시스템을 실현하기 위해 찬장, 식기장, 장식장, 책장 등의 다양한 가구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대중 취향의 반영과 선택이 이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주거 유토피아’에서 가구는 “목표로서의 미래”인 ‘주거 유토피아’를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는 도구로서 활용되면서 사람들의 욕망을 실현하고 일상을 구성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따라서 가구의 표상 변화와 ‘주거 이데올로기’의 변천 과정에 나타난 주거 근대화의 성격을 통해 현대 한국 중산층의 주거문화적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한국 중산층 주거문화는 중산층 ‘주거 유토피아’를 구성하는 아파트와 아파트 가구를 중심으로 단시간에 다수의 생활을 개선했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표면적’ 주거 민주화라는 합의를 이루어낸 양식이다. 이러한 특징은 첫째, ‘주거 유토피아’가 민주주의 의식의 발전과 함께 발현되었다는 점, 둘째, 다수의 생활개선에의 의지와 인식이 관여된다는 점, 셋째, 빈곤 탈출과 생활개선, 근대적 주거의 추구가 민주국가로의 지향을 의미하였다는 점에 근거한다.

 

주요어: 주거 근대화 담론, 주생활 개선, ‘주거 유토피아’, ‘주거 이데올로기’, 중산층 주거문화, 가구의 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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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활개선이 되기 전과 후의 모습

2) 4월혁명과 가구

3) 미도파 가구점과 미도파 가구부의 시대별 광고 변화

 

 

 

 

 

 

 

 

 

 

Kang Hyesung

 

Characteristics of Modernization in Korean Housing Culture and Changes in the Representation of the Furniture

 

This study aims to examine comprehensively how the aspects of discourse on the modernization of housing from the liberation from Japan to the early 1980s differed compared to the period before and to deduce the characteristics of the Korean middle-class housing culture from the attributes of “housing ideology” produced by the main agents of authority, leading to the housing modernization project and to changes in the representation of furniture. Through this process, the study critically analyzes the trends and problems of residential culture in modern Korean society, which shows the attributes of modernization.

To this end, the history of the producers of the discourse on the improvement of living conditions, and the accompanying changes over time, were examined in this study. Laying the groundwork for the consent of various recipients — though with different dominant ideologies which compete politically — of the movement for the improvement of living relates to the stabilization of how people live. The discourse’s ideological focus around the modernization of housing has shifted from improved living conditions to “utopian housing”.  This was a result of a reform of the social power when the disciplinary power of the state transferred the disciplinary power of the capital partially.

           It was found that through changes in the representation of furniture that improved living conditions and “utopian housing” could serve to lay the groundwork for the consent of the majority. Additionally, public consciousness and the collective will were accompanied by ideological changes related to housing and disciplinary power reforms. This finding indicates that ideologies pertaining to housing operate only when the producers’ intentions meet the recipient’s needs. Accordingly, furniture had enticing, mediating, and executive characteristics corresponding to improvement of living conditions, “utopian housing”, and ideologies related to housing.

           Middle-class “utopian housing” gained the consent of members of society as a dominant housing ideology because furniture, which had not been routinely consumed until half a century ago, became widespread and common among the public in the 1960s with the introduction of the society of mass consumption.

           The increased number of apartments typically shows a relationship between the desires of the middle class and “utopian housing”. Fulfilling the middle-class vision of “utopian housing” through apartments indicated the generalization of Western-style furniture for the modern living room, display cabinets, and free-standing kitchen systems.

Middle-class “utopian housing” presents a duality in Koreans’ world as spiritual and material, with a Korean/Western style, sitting/standing style, and traditional/modern style. “Utopian housing” presents a value-biased hierarchy that follows Westernized modernity. Moreover, middle-class “utopian housing” is more firmly established by apartments “products”, affecting most people in society with their utilitarian characteristics that elevate one’s status through real estate. The limitation of middle-class “utopian housing” is its goal to stabilize livelihoods at the individual level, reflecting material affluence. As a result, housing has become a matter of social conflict that reinforces capital power and causes individuals easily to adapt to the system as consumers.

           The following relates to housing modernization and changes furniture’s representation. The Korean middle-class housing culture involves the shared perception that many people’s lives have been improved in a short period, with apartments and apartment furniture reflecting middle-class “utopian housing”.

           In this vein, it is possible to summarize the housing cultural characteristics of the modern Korean middle class, considering the changes in housing ideology, as follows. Korean apartments and furniture in the apartments represent a type of cultural style to achieve “superficial” residential democratization. These characteristics are based on the following points: first, “utopian housing” was manifested along with the development of democratic awareness. Second, the willingness and awareness of the majority with regard to improved living conditions were involved. Third, the pursuit to escape from poverty, the improvement in living conditions, and modern housing were oriented toward a democratic nation in Korea.

 

Keywords: Discourse on the Modernization of Housing, Improvement of Living Conditions, Utopian Housing, Housing ideology, Representation of the Furni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