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지

 

1980년대 한국 기업디자인의 기술주의와

유토피아적 특성

서울대학교 디자인역사문화 전공 석사학위논문 (2017)

 

기업에서 디자인은 이익구조와 밀접하게 현재나 미래의 경제가치를 담보하는 데 활용되어왔다. 하지만 동시에 기업디자인은 기업이라는 행위주체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문화적 구성물로, 한 사회의 삶의 방식과 가치체계를 읽어낼 수 있는 장이자 역사적 해석과 평가의 대상이기도 하다. 1980년대 한국의 기업디자인은 한국사회의 근대화, 산업화의 염원이 높은 경제성장과 기술발전을 통해 실질적 성과로 나타나고, 정보화사회론과 같은 미래담론이 유행했던 유토피아적 시대분위기에 존재했다. 그렇지만 그것은 마찬가지로 과학기술을 통한 유토피아를 꿈꿨던 근대기 서구의 기능주의 모던디자인과는 구별되는 맥락에 있다. 그렇기에 1980년대 기업디자인의 특징과 의미를 당시 한국사회의 욕망과 가치체계안에서 읽어내기 위해서는 한국의 역사문화적 맥락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이 연구에서는 당시의 시각, 비시각 다큐먼트를 분석하여 1980년대 한국기업의 광고디자인에 드러나는 기술유토피아 비전의 성격과 논리를 역사적 맥락에서 규명하고, 제품디자인의 기술주의적 특징과 그 의미를 고찰하였다.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Ⅱ장에서는 관련문헌을 검토하고 연구방법을 구상하였다. 기업의 디자인은 경제적 활용의 대상이자 사회문화적 구성물이기에 성공적이었던 제품이나 광고의 이미지를 단순히 나열하거나 조직구조의 변화를 시간에 따라 기술하는 것 등은 적절한 연구방법이 되기 어렵다. 때문에 1980년대 한국 기업디자인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한 비교군이자 이론적 자원으로 먼저 20세기 서구사회의 과학기술발전과 유토피아의 꿈, 모던디자인 사이의 관계를 고찰하였다. 그리고 디자인사연구에 접근하는 두 가지 시각을 검토하여 디자인의 사회사적 접근법을 적용 및 확장해 연구의 기틀로 삼고 구체적인 연구방법을 논의하였다.

Ⅲ장에서는 기업디자인에 등장하는 첨단기술의 의미를 해석하기 위해 한국의 근대화과정에서 형성된 과학기술의 의미구조를 파악하는 한편, 그것이 한국의 1980년대라는 특정 시기에 와서는 기술유토피아 이데올로기 안에 존재함을 밝혔다. 그리고 이때 기업은 이전시기 국가권력 중심이었던 과학기술개발과 경제권의 주도권을 상당부분 넘겨받으며 기술유토피아의 헤게모니를 주도하는 중요한 행위주체로 자리하며 다양한 매체를 통해 첨단기술의 가치, 효용을 계몽하고자 하는 역할을 했음을 확인했다.

Ⅳ장에서는 먼저 1980년대에 기업이 이전 시기보다 디자인활동을 양적·질적으로 확대하게 된 다양한 요인과 변화의 내용 및 양상을 검토하여 기업 디자인활동의 배경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연구대상을 광고와 제품디자인으로 나누어 각각을 분석하고 논의했다. 먼저 광고디자인은 특히 기업광고를 중심으로 광고에 나타난 여러 기술이미지와 기술표상으로부터 유토피아로의 비전을 읽어내고, 특히 로봇이미지의 상징적 의미를 당시의 사회변동과 사람들의 반응 등을 통해 사회사적으로 해석했다. 이에 대한 논의를 통해 기업이 그려냈던 기술유토피아는 로봇으로 대변되는 첨단기술과 기업을 통했을 때 성취될 수 있는 신보수주의 유토피아의 성격이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 당시사회에서 그 유토피아의 실체는 무엇이며 유토피아로 향하기 위한 정당화와 설득의 논리는 무엇인지를 이전 박정희정권에서 구사했던 동원논리의 연장선상에서 분석하였다.

광고에서 강조하는 발전의 교두보로써 첨단기술은 제품디자인 조형기획의 특징인 기술주의적 경향의 디자인과 연결되었다. 특히 컬러 TV를 중심으로 제품디자인 조형기획을 확인한바, 기술성을 조형적으로 부각해 더 좋은 기술이 더 좋은 제품임을 표현하는 기술주의 디자인의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기술주의 디자인은 기술이 디자인의 주요한 변수가 되는 디자인으로, 제품생산에서 기술개발을 선행하고 디자인은 장식차원으로 사후에 고려하는 인식이 남아있는 가운데 기술유토피아적 사회분위기가 존재했던 1980년대 시대조건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났다.

 

주요어: 기업디자인, 기술주의, 1980년대, 한국디자인역사, 유토피아, 첨단기술

 

 

 

SuJi Lee

 

A Study on the Technocentric and Utopian Designs by Korean Corporations in the 1980s

 

 

TOver the years, designs created by corporations have been closely related to the economic values present in society. However, at the same time, corporations’ design is a sociocultural constitution, both within Korea and abroad. Consequently, one can deduce a society’s way of life and value systems from the designs created by domestic corporations. During the 1980s Korea had developed a strong utopian perspective, as high economic growth and technological development had brought fruitful outcomes after many years longing for modernization and industrialization as a developing country. However, this trend emerged in a completely different context from the contemporary Western functionalist modern design, which likewise idealized utopianism. Therefore, it is necessary to analyze elements that are unique to Korean history and culture, in order to observe the designs of corporations in the 1980s and the value systems of Korean society during this time. This study analyzed numerous visual and non-visual documents from the 1980s, in order to better understand the characteristics of the techno-utopia vision appearing in the advertisements design, and the technocentric features in domestic products design.

Before getting down to full-scale discussions, chapter Ⅱ organized a framework of perspective through an analysis of earlier studies. Design is a complex constitution of society, and therefore it was not appropriate for the research to just display images of advertisements and products that succeeded in the market. Nor was it adequate to simply describe changes in past agencies and organizational structures. Instead, this study applied a sociohistorical approach by reviewing two representative perspectives of design history research. Additionally, this study analyzed the relationship between functionalism in the Western modern design, and the desire to construct a mass utopia through science and technology in the twentieth century. These findings were then contrasted with the characteristics of Korean corporate designs throughout the 1980s.

Chapter Ⅲ focuses on the semantic structure of science and technology formed in the process of modernization in Korea, in order to interpret the meaning of advanced technology appearing in corporate advertisements. Additionally, the chapter then highlights how this semantic structure was constructed in relation to techno-utopian ideology especially in the 1980s. After much research, it is clear that Korean corporations have had a significantly more meaningful influence on the economy and technological development, when compared with national governments during this time.

In Chapter Ⅳ, the study examined several factors that quantitatively and qualitatively expanded corporate designs in the 1980s over the previous period. It is in this section where the paper examined contemporary advertisements and product designs in greater detail. With regard to advertisement design, this study examined the utopian narratives present in images with a plurality of technologies and especially focused on the meanings of robotic imagery. The techno-utopia illustrated by companies at this time paralleled ‘neo-conservative Utopia’, where progress is believed to be achieved not by the revolutionary action of the oppressed but instead by the valuable technology of corporations. Companies sought to convince people with the mobilization logic used by Korean president Park Chung-hee in the 1960-70s. The paper will close by highlighting how the advanced technology emphasized in advertisements was connected with technocentric characteristics in product design. Namely how color TV designs displayed modern technocentric features, creating the impression that better technology equated to a better product. As a developing country, Korea had given priority to technological development over design. Furthermore, the semantic structure of technology as a pathway to development, growth and progress, only further reinforced the trends of technocentric design.

Keywords: Design by Corporation, Technocentrism, 1980s, Korean History of Design, Utopian Design, High Technology

 

1)  삼성전자 광고. 『한겨레』.  1988.12.14.

2) 금성 테크노피아. 『매일경제』. 1989.3.30.

3) 대우로얄칼라. 『매일경제』. 1984.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