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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솔

1950-70년대 한국 비닐장판 디자인의 탄생과

확산 : 재료와 사물의 문화적 제공성

서울대학교 디자인역사문화 전공 석사학위논문 (2021)

 

이 연구는 1950-70년대 한국 비닐장판 디자인의 생산과 소비를 통해 재료와 사물에 대한 생산자 및 소비자의 경험과 그 변화를 고찰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한국 플라스틱 발전 역사의 초기 단계에 생산된 비닐장판은 소비자들이 비닐이라는 재료를 처음 만나고, 인식하고, 경험하는 매개체의 하나로 작용하였다. 이 연구는 비닐장판의 탄생을 기술과 사회를 둘러싼 문화적 차원에서 고찰하고, 비닐장판이 확산하는 과정과 그 안에서 벌어진 생산자와 소비자의 행위를 문화적 제공성cultural affordances의 변화 과정으로 이해한다.

1930년대부터 소비품의 재료이자 공업 재료로서 점차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던 플라스틱은 서구의 바닥재의 새로운 형식이 직간접적으로 경험되고 있던 1950년대 한국에서 비닐장판으로 만들어져 생산·소비되었다. 플라스틱은 생산자에게는 새로운 사업의 가능성이었고, 소비자에게는 현대적 생활에 어울리는 재료였다. 비닐장판의 실질적 생산은 일본, 독일, 미국으로부터의 기계 및 원료 수입, 기술자들의 연수와 기술제휴를 그 산업적 배경으로 했다.

한편, 1960년대 이후 양옥과 아파트의 확산, 실내디자인 전문 분과의 형성과 함께한 실내장식에 대한 대중적 관심 증가는 비닐장판과 같은 주거 장식재가 거주자의 기호품으로 부상하게 하였다. 비닐장판 디자인은 바닥재의 무늬가 서구적 삶에 대한 욕망을 투영하는 것에서 점차 기호와 취향에 따라 그 다양성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서구 바닥재의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기존 주거환경을 장식하는 기물이나 직물과 같은 인접 사물들로부터 디자인이 영향받는 경우도 있었다. 많은 품을 들여 종이 장판을 깔아 왔던 한국인들에게 비닐장판은 시공의 측면에서 노동력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것이었으며, 장식의 측면에서는 자리나 깔개를 까는 것과 주생활 행위의 맥락을 공유하였기 때문에 활발히 사용될 수 있었다.

플라스틱 소비품이 확산됨에 따라 재료와 사물에 대한 문화적 제공성은 변화를 맞게 된다. 비닐장판은 보편적 바닥재로 자리잡았으나, 그 과정에서 재료와 사물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은 수정되었다. 소재에 대한 사용자의 피드백은 생산자로 하여금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럭키 모노륨은 재료의 질을 개선하여 중산층의 주거에 적합하게 개발된 무늬 바닥재였다. 같은 화려한 무늬를 가졌더라도, 기존의 비닐장판과 새로운 모노륨의 무늬는 각각의 물질적 속성과 그것이 위치하는 주거의 계층과 연결되어 서로 다른 의미장을 만들어내었다.

주요어 : 비닐장판, 플라스틱, 실내장식, 산업화, 꽃무늬, 문화적 제공성

 

 

 

Sol LEE

 

The Birth and Spread of Vinyl Flooring in Korean Domestic Interior in 1950-1970: Cultural Affordances of Material and Object

 

 

This study examines the production and consumption of Korean vinyl flooring from the 1950s to the 1970s. By tracing the beginning of synthetic floor covering in Korean domestic interior, this study points out the early material experience of plastics and its cultural affordances.

Plastics have broadened its realm in Korea as a material for consumer goods as well as for industrial goods since 1930s. Plastics opened up a new business opportunity for manufacturers, while a modern lifestyle was promised for consumers. In 1950s, early plastics companies began to manufacture vinyl flooring which was one of the popular products developed in the early stage of Korean plastics industry. Machines and raw materials imported from Japan, Germany and USA along with technicians trained in other countries as well as technical partnerships enabled vinyl flooring to be produced in Korea. Once on the market, vinyl flooring became a medium for consumers in encountering, perceiving, and experiencing the material for the first time.

Societal changes after 1960s provided a backdrop for the popularity of vinyl flooring: increase in western houses and apartments, formation of professional interior design sector, rising diversity of commodities for domestic decoration. Vinyl flooring was one of the first ‘patterned’ domestic floor covering in Korea after imported linoleum, where yellowish plain oil paper called Changp’anji(Floor paper, 장판지) was the most common floor finishing material in traditional Korean houses. Designs ranged from imitations of imported products, to various patterns appealing to various preferences. Some of them were influenced by surrounding objects such as fabrics and other traditional patterns.

 

The floor became a decorative surface in which the design reveals the inhabitant’s modern and western lifestyle and taste. Simultaneously, the new material was considered a reasonable choice in that it was more hygienic and economical than traditional flooring but still suitable for floor heating. Vinyl flooring was successfully integrated into Korean houses also because Koreans had the tradition of spreading a sort of rug, chari(자리) on the heated floor.

As synthetic floor covering became common, cultural affordances of vinyl flooring have changed. Consumers’ direct experiences of plastics developed a more negative side of their character, resulting in new products made of advanced materials. Monolium was a flooring with improved material quality targeted for middle-class residences. Although the decorative patterns were the same, the design of existing vinyl flooring and that of the new Monolium created different meaning and nuances.

keywords: Vinyl Flooring, Plastic, Domestic Interior, Industrialization, Flower Pattern, Cultural Afforda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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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80년대 럭키 모노륨 광고

 

2) 1950년대 비닐장판 생산 모습

    (『동아일보』, 1959. 8. 15.)

3) 락희화학의 최초 비닐장판 광고

    (『동아일보』, 1956, 10. 25.)

4) 한국에 수입된 화란장판 광고

    (『여원』, 196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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